해안도로를 따라 여행하는 제주이야기
봄이 되기 직전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는 봄이 되기 직전인데 제주도는 이미 푸른한 봄의 생기가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봄기운을 맞이하는 제주는 온갖 화사함을 모두 가진듯 했습니다. 고층빌딩이 없어 끝까지 파란 하늘이 보이는 전경, 하늘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에메랄드 빛 바다, 너나 할것 없이 누가 봄의 기운을 많이 머금은지 뽐내는 듯한 유채꽃들 그리고 짠기가 어렴풋이 느껴지는 시원하고 상쾌한 바닷바람까지 이 모두가 조화를 이루어 봄의 제주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제주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힐링'입니다. 천천히 발이가는 곳으로, 또 기분이 내키는 곳으로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가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제주의 좋은 추억에 또 다시 색을 입힌다는 느낌이라 해야할까요? 이미 제주에 너무 좋은 추억이있어 그때의 좋은 기억을 곱씹으며 가는 여행이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주 공항에 내려 렌트카를 2박3일간 대여 했습니다. 아직은 비성수기라 가격이 저렴하더군요. 꽉 찬 3일에 약 5만원이 되지 않는 돈으로 중형차를 렌트했습니다. 차의 상태도 굉장히 깔끔했구요. 경차를 렌트했어도 됬지만 중형차들이 할인행사를 하고있어 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중형차를 탈 수 있다면 당연 중형차를 빌려야겠지요? ㅎㅎ 차를 빌리고 얼른 해안도로를 향해 달렸습니다. 제일 먼저 해보고 싶었던 일은 해안도로를 달리며 창문을 열어 놓은 채 'Norah Jones - Don't know why'를 틀고 천천히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괜찮은 풍경과 의자가 있는 곳에 잠시 차를 세워 커피를 한 잔 마셔도 되구요.
해안 도로를 달려 제일 먼저 들른 해변은 '협재 해수욕장' 입니다. 흔히들 제주는 동쪽과 서쪽의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하지요? 동쪽은 잘 정돈 된, 부드러운 느낌의 바다라고 하면 이 곳 서쪽의 느낌은 조금 거친듯한 느낌의 바다입니다. 말이 너무 어려운가요? ㅎㅎ 커피로 예를 들어보면 부드러운 라떼의 느낌의 바다는 동쪽의 제주, 쨍한 느낌의 콜드브루같은 바다는 서쪽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협재 해수욕장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주변에 편의시설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프렌치아즈 카페, 또는 패스트푸드점도 많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곳이죠. 가끔 여행을 가게 되면 그 지역의 특산물을 먹어보곤 하는데 여행을 같이하는 동행자가 입이 짧거나 입 맛이 다르다면 조금 힘들 수 있죠. 그런 면에서는 프렌차이즈 식당들이 위치해있음은 좋은 점이죠. 특히 가족여행에서요.
녹색의 제주를 느낄 수 있는 '오설록 티뮤지엄'에 들렀습니다. '오설록 티뮤지엄'은 제주 오설록 서광 차밭과 맞닿아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이 차와 한국 전통차 문화를 소개, 널리 보급하고자 2001년 9월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입니다. 세계적인 디자인 건축 전문 사이트인 '디자인붐'이 선정한 세계 10대 미술관에 오를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뽐내느 곳이죠. (오설록 티뮤지엄 홈페이지)
오설록 티뮤지엄에 들어서면 여태 바다를 보며 느낀 푸른 제주와는 또 다른 녹음진 녹색의 제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설록 방문의 시그니처 배경이 들어옵니다. 그 배경을 따라 숲속길을 따라 들어가면 크지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녹차밭이 펼쳐진다. 하늘을 푸른색과 땅의 녹색이 어우러짐은 바다를 볼 수 있던 제주와는 또 다른 기분을 선사합니다. 여행이 지나고 지금 생각 해보면 바다의 제주 보다 중간 중간 들렀던 녹색의 제주가 조금은 더 떠오르네요, 다시 가서 커피 한잔 하며 여유를 부리고 싶은 곳입니다.
느즈막히 오설록 티 뮤지엄에서 나와 녹색의 제주를 조금 더 느끼고 싶어 '수월봉','기상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수월봉은 전기자전거로 올라가는 것이 유명한 관광상품인지 대부분 차를 아래에 두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올라갑니다. 저는 차로 올라와서 주차를 한 뒤 광활한 갈대밭에 넋이 나가고 마네요. 푸른색의 제주, 녹음진 녹색의 제주, 그리고 쓸쓸한 분위기의 제주까지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제주입니다.
광활한 갈대밭과 조금은 어두운 하늘의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날씨가 조금 흐리고 쌀쌀한 탓에 직접적으로 체감한 느낌의 '쓸쓸함'은 더욱 와닿게 느껴졌구요. 생각이 많을때, 생각 정리가 필요할때 이 곳에서 펼쳐진 갈대밭과 바다를 보면서 한 시간정도 사색에 빠지면 모든 것이 정리가 될듯한 곳입니다.
수월봉에서 바라 본 바다입니다. 운이 좋게도 구름이 가득한 사이에서 햇빛이 고개를 내밀어 바다를 비추는 풍경을 보게 되었는데요. 사진에는 미처 그 색감과 기분은 담지 못했습니다. 아직 까지 머리속에 맴도는 그 풍경은 다시금 제주를 가게 된다면, 날씨가 좋지 않아도 이 곳을 향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감성적인 탓일까요? 남들에게는 그저 지나칠 수 있는 풍경하나, 바람하나 일텐데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게 되네요.
제주라 하면 모두들 화사하고 푸른, 그리고 맑은바다를 떠올리며 여행을 많이들 하실텐데 저는 시각을 조금 다르게하여 둘러보았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여행을 따라하시기보다 본인만의 느낌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심이 어떠할까요? 조금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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